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사26:3)

어느 주일 예배 후 한주간의 피로를 내려놓고 느슨해진 마음으로 쉬고 있는데, 작은 딸인 인선이가 곁에와 앉는다
편안치 않은 얼굴이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만 같다
좀처럼 눈물이 없는 애인데.....
"엄마는 나를 위해 기도 할때 무엇을 위해 기도하나요?"
뜻하지 않은 질문에 가슴이 덜컥 내려 앉았지만,
이내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를 한번 만나 줄수 없느냐고 여러번 물어왔지만, 나의 편견인가 좀처럼 마음이 열리지 않아 시간을 끌고 있었기 때문이였다.
"내일 부터 나도 엄마와 함께 새벽기도에 가겠어요."
두번 나를 놀라게 한다.
한번도 이런 말을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다음날 새벽 교회를 향하는 내 마음은 무겁기만 하였다
교회로 들어가 무릎으로 앉는 순간 내게 들리는 한말씀
Don't you trust me?
난 더 이상 아무 말씀도 드릴 수가 없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딸을 책임지시겠다고 하시는 말씀으로 들렸기 때문이였다.

피부색깔이 다른 흑인이라는 이유만이 아니였다
이혼의 경험과 두 아이의 아빠라는 현실이 사랑하는 내 딸의 장래에 족쇠가 되어 그가 지어야 할 짐이 너무 클거라는 내 편견과 선입견이 그를 사위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신다 
네가 나를 신뢰한다면, 나를 향한 네 마음이 견고하다면 내가 주는 평강을 받으라고 하시는 것이였다.
아멘이라 대답했지만, 내 마음 한 구석엔 알수 없는 억울함이 있었다.

지난 어머니 날이였다
인선이와 말론이 상기 된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조금은 긴장한 그들은 나를 자리에 앉혀 놓고는 그동안 자신들의 교제를 해 온 과정들을 설명하였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카운슬링과 8주간의 결혼을 위한 준비과정을 다 마쳤다고 한다
이제는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며 사랑으로 서로의 배우자로 선택하기 위하여 프로포즈를 했다고 한다
약혼 반지를 보는 내 마음이 왜 이렇게 아플까 
기뻐해야 하는데 마음 한 구석이 시리다
그래도 그들이 축복기도를 원하니 기도는 하는데 흐르는 눈물을 추체하지 못하였다.

나는 아직도 주님을 신뢰하지 못하는가 
자식이 내것인양,  성공(?)이 나의 훈장이 되어 주길 원했던 것인가? 그들에게는 세상적인 여러가지 조건이 결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 것인가

결혼은 쉬운일이 아니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결혼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으로 인하여, 자신의 삶으로 그애들이 기쁨을 가져다 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하는 딸과 그 딸이 사랑하는 말론을 내가 품을 수 밖에 없음을 깨달게 하신다

열린 마음으로 감사하며 딸의 결혼식을 준비해야겠다
지금도 가끔씩 울컥 울컥 아픔이 올라오지만, 억울함보다는
그들의 기쁨에 진실된 마음으로 함께 동참하기를 기도한다

선하신 나의 아바 하나님의  은혜가 이 모든 것을 넉넉히 덮어 주실것을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