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 11:16-33
바울의 진심이 묻어나는 글을 읽으니 웬지 마음이 울컥한다. 바울은 대단한 학벌과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자랑하려고 마음만 먹는다면 하고 싶은 말도 많았을 것이다. 거짓 교사들의 말은 쉽게 용납하고 믿어주면서 바울은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볼 때 바울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그러나 바울은 사람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염려' 했다. 자신의 학벌이나 가문을 자랑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 받은 것'을 자랑했다. 도움말에 '바울이 사람의 판단과 평가에 연연하지 않은 것은 하나님의 그의 진심을 헤아리신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라고 말한다. 왜 자꾸 나를 드러내고 싶고 자랑하고 싶을까?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고, 대접해 주지 않으니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아무리 자랑해도 알아주지 않으면 스스로 분노하고 누군가에게 화를 낼 것이고, 또 사람들이 알아 준다면 그 위에 군림하며 교만함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 바울은 '내가 약한 것을 자랑하리라'고 말한다. 나의 약함을 자랑하는 것은, 연약한 자를 통하여 일하시는 하나님을 드러내게 하려는 것이다. 내 힘으로는 평안할 수도 없고, 기쁨을 소유할 수도 없다. 아무리 도를 닦고 노력해도 사랑할 수 없고, 용서할 수 없다. 두려움과 염려, 무기력함이 가득한 내가 '힘내자, 일어나자' 라고 말한다고 힘을 낼 수 있는 존재인가.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기도로 주께 나아갈 때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다. '나는 죄인입니다, 나는 할 수 없습니다' 라는 진심어린 고백만이 주의 능력을 덧 입을 수 있는 길이다. 그 사실을 잘 아는 바울은 이미 십자가에서 예수와 함께 죽은 자신을 자랑하지 않고, 부활하신 '예수'를 자랑한다. 내가 살아 있으면 하나님의 자리를 자꾸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없다. 기도는 내가 죽는 자리이고, 나를 포기하는 자리이다. 주님, 나의 약함을 자랑하게 하시고 주님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게 하소서. 세상 자랑 버리고 예수 자랑하기 원합니다.